[사순절 2일차] 겟세마네의 눈물, 순종의 길 (마태복음 26:36-46)

 

 

 사순절 둘째 날을 맞이하며, 우리는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고난의 길을 더 깊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사순절은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 죽음을 생각하며, 동시에 그분이 주신 구원의 은혜를 되새기는 절기입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깨어있지 않으면, 십자가의 위대한 사랑과 희생을 단순히 교리나 지식으로만 알고 지나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인 마태복음 26장 36-46절은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십자가를 지기 전, 예수님은 인간적으로 극심한 고뇌와 두려움을 느끼셨습니다. 제자들에게 “깨어 있으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들은 반복해서 잠들어버렸습니다. 겟세마네의 밤은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위해 얼마나 큰 고뇌를 감당하셨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입니다.

 

 구속사적 관점에서 볼 때,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은 바로 죄인인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길은 영광의 길이 아니라 고난의 길이었으며, 겟세마네에서의 기도는 예수님이 자신을 완전히 하나님 아버지께 내어드린 ‘순종의 선언’이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예수님의 순종이 우리에게 베푸신 구원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고, 우리 또한 그 길을 따라 걷는 제자의 삶으로 나아가길 소망합니다.

 

예수님의 기도와 하나님의 계획

 겟세마네에서 흘리신 예수님의 눈물과 땀방울은 단순히 인간적인 슬픔이 아니라, 전 인류의 죄를 지고 가실 메시아로서의 고뇌였습니다. 예수님은 “할 수만 있으면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셨지만, 동시에 “내 뜻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뜻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39절)라며 순종을 결단하셨습니다.

 

 이는 창세 이후부터 이어져 온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을 통해 절정에 이른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범죄한 인간을 향해 ‘메시아’를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셨고, 그 메시아이신 예수님은 십자가 고난을 통해 죄의 사슬을 끊어놓으셨습니다. 이 겟세마네 기도는 ‘내가 끝까지 아버지의 뜻을 따르겠다’는 예수님의 의지이자, 곧 구원의 길을 열어가는 중대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뇌와 우리의 죄

 겟세마네 동산에서 드러난 예수님의 고뇌는 죄인인 우리에게서 비롯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전혀 죄가 없으시지만, 우리의 죄를 대신 지실 자격이 있으셨고(히브리서 4장 15절 참조), 그 대속적 사명을 온전히 이루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놓으셨습니다.

 

 우리는 종종 죄가 주는 무거운 짐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를 묵상할 때, 우리 죄가 얼마나 심각한 것이기에 예수님께서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기도하셔야 했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죄의 삯은 사망이지만,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심으로 그 삯을 대신 지불하셨고, 우리의 영혼을 자유케 하셨습니다.

 

은혜의 길로 초대받은 제자들

 겟세마네 동산에서 제자들은 깨어있지 못하고 잠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 번이나 기도하시는 동안, 제자들은 그 무게감을 깨닫지 못한 채 나약함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나약한 제자들을 결국 버리지 않으시고, 그들을 교회의 반석과 복음 전파의 핵심 일꾼으로 세우십니다.

 

 이는 우리 역시 동일합니다. 때때로 우리의 신앙은 나태하고 잠들어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고난과 은혜를 묵상할 때, 우리는 다시금 깨워주시는 성령의 역사로 인해 회개와 성장을 경험하게 됩니다. 사순절은 특별히 이 겟세마네의 장면을 깊이 묵상하며, 죄 때문에 잠들어버린 우리의 영혼을 깨우고, 예수님의 순종에 동참하기를 결단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흘리신 예수님의 눈물과 기도를 통해, 그분의 고난이 결코 형식적이거나 가벼운 것이 아님을 발견합니다.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며 십자가로 향하시는 예수님의 심정이 얼마나 비통하고 무거웠는지, 그 기도 속에서 생생히 드러납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자신의 편안함이나 육체적 안위를 구하지 않으셨고, 오직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로 결단하셨습니다.

 

 사순절은 우리에게 이러한 예수님의 순종과 희생을 더욱 깊이 묵상하게 하는 절기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단순히 슬픔이나 비극이 아니라, 죄인인 우리를 살리시는 하나님의 구원 경륜이 성취되는 자리였습니다. 우리는 그 은혜로 인해 죄와 사망에서 벗어나 참 생명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또한 순종의 길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겟세마네의 밤에 깨어있으라는 예수님의 부탁은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영적으로 졸고 있지 않은지, 혹은 예수님의 고난과 그분의 마음을 가볍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사순절이라는 거룩한 시간 속에서 예수님의 고뇌와 눈물을 마주하며, 감사와 결단의 마음으로 다시금 주님께 나아가는 은혜가 우리 모두에게 임하기를 바랍니다.

 

개인 묵상과 기도를 위한 기도제목 3가지

1. 겟세마네의 예수님처럼 하나님 뜻에 순종하게 하소서
2. 죄로 인해 잠든 영혼을 깨우시고 회개하도록 인도하소서
3. 사순절 동안 예수님의 고뇌를 깊이 묵상하며 감사로 나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