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교회 안의 거짓말 - 김형국 목사(포이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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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당연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보지 않는 통찰력”

 

 사역자들이 다 같이 읽게 된 첫 번째 책은 김형국 목사의 <교회 안의 거짓말>이라는 책이다. 이 책의 차례 하나, 하나를 보게 되면 신앙인들이 그동안 당연한다고 여겨왔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말들, 당연하게 해왔던 말들을 열거하며 이것을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생각을 궁금해하며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은 <교회 안의 거짓말>이다. 이 책이 나오고 조금 지나서 읽어 보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처음 이 책을 보게 되었을 때 ‘거짓말’이라는 주제가 다소 무겁게 다가왔다. 게다가 저자가 지적하고 있는 교회 안에서 통상적으로 쓰고 있는 말들을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쓰고 있었기 때문에 마치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느끼며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내 안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된 고민 하나는 이것이었다. “이것을 성도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다.

 

 고민이 생긴 이유는 목회자인 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말일뿐더러, 성도들이 공공연하게 쓰고 있던 말들이기 때문이다. 예수 믿으면 받는 복이 세상의 복이라고 은연중에 믿고 있었고, 믿고 기도하면 받는 응답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대부분의 성도가 이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감이 오지 않았다.

 

 또 한편으로는 “이 책의 내용을 성도들에게 소개하거나, 설교하게 된다면 괜한 논쟁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내가 이 말을 함으로 내가 성도들을 정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고민들이 내 안에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나부터 방어적인 태도로 변하게 되어 이 책의 내용을 마음으로만 품고, 전하지 못했다.

 

 세월이 흘러 지금 이 책을 다시 읽은 후 역시 ‘거짓말’은 달콤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종종 쓰이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 자동으로 나와.”라는 말이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의도적으로 하지 않아도 입만 열면 거짓말이 자동으로 나오는 것처럼 신앙생활하면서도 저자가 말하고 있는 거짓말들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또 당연하게 여기며 지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밥 먹듯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짓말은 인간관계를 병들게 만드는 것처럼 교회 안에 자리 잡은 거짓말들은 신앙을 병들게 만든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번에 이 책을 다시 읽은 후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예수를 믿을 때 우리에게 주어지는 복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입니다.” - p31

이 글을 읽으며 나 역시도 세상이 주는 복만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목회자로서 이름을 알리는 것과 실력을 키워 인정받고 싶은 명예에 대한 욕구, 더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고 싶어하는 물질에 대한 욕구 등 세상에서 말하는 복을 누리고 싶어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정상적인 그리스도인들은 이 소식을 들을 때 감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나님의 이 같은 사랑에 감격하는 것으로 시작되고, 신앙이 깊어지면 감격도 더 깊어집니다.” - p167

 

 이 부분을 읽으며 다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그것은 ‘감격’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과연 “나는 감격스럽게 신앙생활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며 생각해보았다. 나는 주님의 사랑에, 주님의 은혜에 감격하며 신앙생활 했던 적이 그렇지 않은 때보다 더 많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떠오르게 되었다. “그러면 내 안에 왜 감격이 없는가?”라는 질문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핑계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던 지난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저자의 말을 토대로 나는 ‘비정상적인’ 그리스도인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그렇게 교회 안의 거짓말들이 내 안에도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부흥’이란 무엇입니까? 부흥의 의미는 이렇게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흥이란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하나님의 방식으로 하나님 자신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 p301

 

이 글은 사역하는 나에게 딜레마와 같은 말이다. 흔히 얘기하는 양적 부흥과 영적 부흥 사이에서의 딜레마이다. 모범생의 답변이라면, “영적으로 부흥하면 양적 부흥은 따라옵니다.”라고 말하겠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아서 눈에 보이는 ‘숫자 늘리기’에 자연스럽게 힘을 주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와 동시에 부흥은 하나님의 영역인데, 인간이 그 자리를 침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며 더욱 건강한 교회를 꿈꾸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을 덮으니 약간의 찔림과 도전이 생긴다. 건강한 목회, 바른 목회를 지향하며 살아야겠다는 작은 다짐과 함께 그동안 나에게 있었던 건강하지 못한 신앙관을 바로 보게 되어 약간의 찔림도 겪게 되었다.

 

 하지만 가끔은 썩은 곳을 도려내야 할 때도 있듯, 내 안에 썩은 것들이 있다면 아픔을 감수하며 도려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 책을 처음 접했던 예전의 나는 방어적 태도로 신앙의 체질 개선에 실패했지만, 이제는 조금씩이라도 건강한 신앙을 가지도록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덮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바라보는 통찰력’이 내 안에도 있기를 기도해본다. 자연스럽게 삶에 스며든 안 좋은 삶과 신앙의 것들을 경계하며,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물음표를 던지며 새롭게 정립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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